어버이날 더욱 서러운 4·3 유족…"친자 관계 꼭 회복"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24.05.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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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2해 째를 맞는 어버이날입니다.
70여 년 전 4.3으로 부모를 여읜 유족들은 어버이날이 더욱 안타깝고 한맺힐 텐데요.
특히 부모님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유족들은 하루 빨리 친부모의 자녀로 인정받을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올해 83살의 원홍택 어르신은 8살이던 1949년, 조천읍 북촌리에서
빨갱이 가족으로 몰려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아버지는 일본에서 사망했고 사실혼 관계 였던 모친도 4.3 광풍에 희생됐습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원 씨는 동생과 보육원으로 보내졌고
10살 무렵, 학교를 가기 위해 스스로 호적을 만들고 세대주가 됐습니다.
어머니의 자식이라고 호소하고 싶어도 이를 입증할 방법은 당시로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원홍택/4·3 가족관계 불일치 유족(83세) >
"아버지, 어머니 없는 자식이 돼 있었죠. 친구들과 어디 놀러 가서 어머니 아버지 얘기만 들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참 마음이 아파요. 지금까지 살고 있네요. "

4.3 특별법이 개정되고 친부모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뒤늦게 작은 소원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 가족 상황을 알고 있던 주변 이웃들의 도움으로
친자 관계를 인정해달라는 정정 신청을 하게 된 겁니다.

<원홍택/4·3 가족관계 불일치 유족(83세)>
"그렇게만 된다면 기쁘죠. 확실하게 어머니, 아버지 자식이라고 떳떳하게 돼 있으면 아 나도 어머니, 아버지가 있구나 마음이 기쁘겠죠."
특히 북촌리는 1949년, 주민 440여 명이 한날 한시에 집단 학살을 당해 원씨와 비슷한 처지의 유족들이 많습니다.

당시 생존자였던 마을 주민이 이제는 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 잡아줄 유일한 증언자가 되고 있습니다.

고완순 전 북촌유족회장은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유족들의 보증인을 자처해 친자 관계 회복에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씽크:고완순/전 북촌유족회장>
"분명하게 당연히 인정받아야죠. 당연히. 왜 억울하게 목숨 뺏겨 놓고 제가 자처하면서 이리저리 다니면서 찾아가면서.. 보증 너무 많이 했다고 보증인 3명 구해오라고 하니 이제 98세 되는 어른 모시고 다녀오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더욱 부모님이 그리운 유족들은 70여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친자식으로 인정받아 평생의 한이 풀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철)
기자사진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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