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당시 옛 광주형무소에서 수감됐다가 행방불명된 희생자 1명의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도는 다음 달 17일, 제주에서 유해 봉환식과 신원확인 보고회를 거행할 예정입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지난 2019년 옛 광주형무소 터에서 무연고 유해 260여 구가 발견됐습니다.
유전자 대조 결과 광주 5.18 행방불명 신고자 170여 명은 아닌 것으로 나타나습니다.
4.3 당시 옛 광주교도소에 수감된 수형인은 180여 명, 판결 기록이 없는 인원까지 감안하면 200명 내외로 추정됩니다.
제주도는 발굴 유해가 4.3 희생자와 관련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유족 채혈 정보를 토대로 유전자 분석을 진행하던 중 지난 6월 일부 정보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다른 유족들의 채혈 결과를 추가 비교 분석한 결과 광주형무소에 수감됐다 행방불명된 양천종 희생자의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도외 지역 행방불명 유해 신원이 확인된 건 지난해 대전 골령골 이후 두번째이며 제주도내 희생자를 포함하면 145번째입니다.
[조상범 /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로부터 광주형무소 옛 터의 발굴 유해 유전자 정보를 4·3 희생자 유가족 유전자 정보와 대조한 결과 새로운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양천종 희생자는 4.3 당시 연동 고향집이 불타자 산간에서 피신 생활을 했고 내려오면 살려준다는 선무공작에 속아 토벌대에 붙잡혔습니다.
주정공장을 거쳐 1949년 7월 이후 광주형무소에 수감됐고 고문 끝에 1949년 12월 당시 55세 나이로 감옥에서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은 유해를 찾기 위해 밭과 재산을 팔고 평생을 바쳤지만 70년 동안 행방 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수년 전 대전골령골에서 희생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참여했던 채혈 덕분에 할아버지 유해를 찾게 됐고 한을 풀어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양성홍 / 4·3 행방불명유족회장 (희생자 손자)]
"지금도 차디찬 지하에 계셨는데 이제라도 고향에 돌아와서 떠돌던 영혼이 이제 손자 품에 돌아왔으니 편안히 잠드시길 기원하는 거죠."
1948년 6월부터 1950년 3월까지 광주형무소에서 수감됐다가 옥사했거나 재판 판결 전 숨져 공소기각 결정을 받은 수형인은 16명.
이 가운데 한 명의 신원이 확인된 만큼 더 많은 희생자가 규명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양동윤 / 도민연대 대표]
"수형인 16명은 광주형무소에서 옥사했던 분들입니다. 이분들 가운데 한 분의 유해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다시 DNA 감식에 의해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한 구로 끝나는 게 아니라 16분의 공소기각, 옥중 사망한 분들의 DNA가 더 나올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제주도와 평화재단은 다음 달 16일, 유해를 인계받고 화장한 뒤 17일, 제주에서 봉환식과 신원확인 보고회를 거행할 예정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철)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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