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남원에서 발생한 용오름이
해상에서 소멸되지 않고
내륙을 강타하면서 태풍급 피해를 남겼습니다.
불과 10초 만에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무너지고
창고 지붕이 날아갔습니다.
CCTV에서도 용오름 강풍의 위력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김용원 김승철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더니 비닐하우스 한쪽이 갑자기 부풀어 오릅니다.
비닐과 철제 구조물이 차례대로 위로 솟구쳤다 떨어집니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온 것처럼 순간 강풍에 비닐하우스 전체가 흔들립니다.
환풍기도 강하게 열렸다 닫히며 강풍을 토해냅니다.
그제(15일) 저녁, 이 지역에서 발생한 용오름 회오리 바람이
4천 6백제곱미터 면적의 비닐하우스 내부를 그대로 관통했습니다.
강풍은 불과 10초 만에 빠져나갔지만 피해는 처참했습니다.
수십 센티미터 깊이 묻혀 있던 지지대가 기둥째 뽑혔고
가온 시설도 뽑혀진 기둥에 파손됐습니다.
강풍이 휩쓸고간 방향대로
하우스 구조물은 힘없이 무너졌고 일부는 담벼락을 넘어갔습니다.
태풍이나 집중 호우때도 겪지 못한 피해였습니다.
<정원부 피해농가>
"한쪽으로 강풍이 들어가서 하우스를 들어 올리면서 옮겨버리는 거죠.
주춧돌을 전부 한쪽으로 들러서 놔버린 거죠. 처음이에요. 지금까지
봐본 적이 없어요."
용오름은 또 다른 비닐하우스를 덮쳤습니다.
지난해 2억 원을 들여
새롭게 설치한 구조물이 완전히 망가지면서
모두 철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약 3천 제곱미터 하우스에
내년 1월 수확을 앞둔 상품 한라봉 70%가 떨어졌고
남은 열매도
내다 팔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을 입으면서 농가는 망연자실입니다.
<한재봉 피해 농가>
"땅에 묻어 놓은 주춧돌이 다 뽑힐 정도로 위력이 셌습니다. 그래서
이건 뭐 대비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막막할 따름입니다."
남원읍 태흥리 해상에서 발생한
물기둥 형태의 용오름은
해녀를 비롯해 마을 주민 상당수가 목격했습니다.
문제는 이 회오리 바람이 해상에서 소멸되지 않고
육상으로 이동하면서
큰 피해를 남겼다는 점입니다.
비닐하우스 3동이 파손됐고,
창고 지붕이 날아가는 등
10건이 넘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한대헌 남원읍 태흥1리장>
"엊그제 같은 용오름은 순식간에 불었고 비닐하우스 내부에
머문 시간이 상당히 길어서 더 큰 피해를 입은 것 같아요.
"
용오름은
불안정한 대기 속에서
강한 상승기류를 타면 생깁니다.
당시 해수면 온도는 27도로 평년보다 4도 높았고,
5km 상층부 공기 온도는
영하 5.5도로
온도가 30도 이상 벌어진 상태였습니다.
주변에 발달한 비구름대와 빠른 기류를 만나며
강한 회오리 바람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에 초속 15미터 내외 강한 동풍으로 타고
북에서 남쪽으로 수킬로미터를 이동하면서 내륙을 강타한 겁니다.
최근 10년 동안 관측된 용오름은 7건인데
육상에서 발견되거나 피해가 발생한 건 매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고성경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관>
"불안정한 대기에서 강한 상승류가 있을 때 잘 발생하며 이번 사례에서는 수온이 높은 해수면 위로 상대적으로 차가운 동풍이 유입되면서 강한 대기 불안정과 풍향 변화 등으로 매우 강한 비와 함께 해상에서 용오름이 발생해 내륙으로 유입됐습니다."
한편 지자체와 농감협은 피해 조사 후 보상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보기 드문 기상 현상으로만 여겨졌던 용오름이
농가에 예상치 못한 생채기를 남기면서
농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철 / 화면제공 시청자)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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