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제 첫 진상규명 3> 보이지 않는 사슬, 입증의 역설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6.03.31 13:02
영상닫기
         4.3 78주년 기획 뉴스,
연좌제 피해 실태 3번째 보도입니다.

이번 4.3 추가진상조사를 통해
연좌제가
국가 시스템으로 작동했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하지만 기록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
공직에 발조차 들이지도 못하고 차단당했거나
신원조회라는 장벽 앞에
스스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수많은 이들의 좌절은
그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연좌제라는 보이지 않는 사슬,
그 너머에 가려진
더 큰 비극을 문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가장 극악한 형태의 연좌제, 대살.

무장대 연루 혐의로 가족 구성원 중 한 명만 없어도
도피자 가족으로 간주해
부모나 형제자매를 대신 죽이는 행윕니다.

4.3 추가진상조사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연좌제 대살 피해자를 약 1천 600명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가운데
학살을 피해 산으로 숨거나
일본으로 떠난 사람들 대신 남겨진 가족,
특히 여성들이 희생된 경우가 상당했습니다.



대살 이외에 320여 건의 연좌제 피해를 분석한 유형도 정리됐습니다.

신원조회와
보호관찰 사례가 많았고
승진 제한과 취업 불이익,
출입국 제한 등으로 이어진 사례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이번 추가진상보고서에는
연좌제의 유형과 실태,
그리고 실제 작동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자료들이 처음으로 담겨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원조회 기록과 인사 자료 등 대부분 공공기관 문서라는 점입니다.

이는 곧, 이미 공직에 들어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취업 문턱에서 탈락한 사람들,

신원조회 과정에서 배제된 사람들.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꿈이 좌절된 이들의 피해는
어디에도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양정심 / 4.3 추가진상조사 총괄>
“공공 기록물을 통해서 신원특이자라고 불리는 4.3과 연관된 연좌제가 작동은 되고 있었지만 여기에 들어가지 못한 많은 분들
일반 민간인 영역 속에서 혹은 그 당시 공공 영역에 들어가려고 했던 사람들이 꿈이 좌절되고 정서적인, 평범한 유족들이 상상 조차, 시도 조차 하지 못한 절망감들로 이야기되는 연좌제는 저희가 사실은 증언을 통해서만 이야기되고 있고 얼마나 (피해가) 컸는지는 전부 살펴보기 힘든 부분이죠."

국가가 남긴 기록에 의존해 피해를 증명해야 하는 현실 속에
결국 기록 조차 남기지 못한 채
일찌감치 배제된 이들은
진상 규명 과정에서조차
또다시 소외되는 입증의 역설에 놓여있습니다.

<윤응식 / 연좌제 피해자>
“연좌제 때문에 떨어진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아버지가 형무소에 계신걸 아니까 포기한거죠. 그때부터 방황하기 시작해서 고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네요."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았지만

누군가는 그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남겨진 것은
증명할 수 없는 좌절과
스스로 접어야 했던 삶의 선택들입니다.

자료 확보 과정에서도 한계는 분명했습니다.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 규정으로 인해 기록 접근이 제한됐고

대부분 사망자이거나
당사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만 자료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김은희 / 연좌제 조사팀장>
“개인정보라는 문제 때문에 열람은 가능한데 자료 제공은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을 때가 있었어요. 저희가 계속 요청하니까 개인정보를 다 지우고 제공해 준 자료가 있어서 그나마 그정도라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기관의 조사가 개인정보에 걸려서 어려워지는 환경이더라고요. 그런 것 때문에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70년 넘게 이어져 온
연좌제의 실체는
이제 막 베일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기록된 고통보다 기록되지 못한 절망이 더 깊을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사슬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로고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뉴스 제보를 기다립니다.
064 · 741 · 7766
제보하기
뉴스제보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