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말로만 제주형 방역, 도민만 피해
허은진 기자  |  dean@kctvjeju.com
|  2021.08.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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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진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며 제주는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습니다.

제주는 그동안 국경 수준의 선제적 방역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제주형 거리두기를 시행해왔는데요. 과연 제주형이라고 부르기에 적절한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점심 장사를 앞둔 한 식당.

대부분의 자리가 비었습니다.

조금씩 배달과 포장 주문이 들어오고 직원들은 포장 용기에 음식을 담아 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8명이던 직원은 3명으로 줄었습니다.

장사를 하며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등의 고통을 감수했는데 성수기가 다 지나고 시행된 제주 거리두기 격상은 아쉽기만 합니다.

<김형욱 / 식당 운영>
"좀 늦은 감이 있죠.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 전에 미리 제주도에서 신경 써서 해줬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영업시간이 밤 9시까지로 앞당겨지며 번화가 거리의 점포 대부분엔 빈자리가 가득했고 거리는 한산하기만 했습니다.

일부 가게들은 안내문을 걸고 아예 장사를 포기했습니다.

그나마 문을 연 가게들도 예상은 했지만 더 줄어든 손님에 운영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수인 / 식당 운영>
"영업시간을 줄이게 되니까 낮에 일찍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렇다고 낮에도 손님이 별로 없죠. 배달이라도 1~2팀 더 팔려고 낮에도 일찍 오픈하고 있어요."

<추승민 / 식당 운영>
"문 닫는 게 훨씬 편해요. 걱정할 것도 없고. 지금은 9시까지 하는 건 직원들 때문에. 직원들 놀게 할 수 없으니까 일부러 문 열어놓고 장사는 하는 건데 아무래도 타격이 많이 크죠."

<허은진 기자>
"영업제한 시간인 9시를 넘어섰는데요. 이곳 누웨모루 거리의 대부분의 점포들이 문을 닫았고 사람들의 발길도 끊겼습니다."

지난 광복절 연휴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며 결국 제주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습니다.

이달 들어 하루 확진자, 한달 확진자, 하루 진단검사 수 모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제주지역만 두고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허은진 기자>
"제주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최근 대형마트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이렇게 길게 늘어섰습니다."

그렇다면 제주의 방역 정책은 어떨까?

제주공항에 마련된 제주안심코드 안내부스입니다.

간간히 몇 사람이 관심을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그냥 스쳐 지나갑니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안심코드 다운로드 수는 137만 건.

올해 제주 관광객은 이미 700만을 넘어섰습니다.

제주도가 신속하고 정확한 역학조사를 목적으로 안심코드를 마련했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이를 외면하고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공항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지도 않습니다.

<조한규 / 충남 공주시>
"수기로 작성을 했고요. 앱 설치를 해야 하는지 잘 몰랐고요. 기본적으로 네이버나 이런 QR코드 본인 인증을 하면 쉬운데 그 앱을 꼭 깔아야 하니까 좀 불편하더라고요."

제주의 첫 관문인 공항에서부터 확진자를 걸러내기 위해 마련된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지난해 3월부터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열검사 등을 통해 찾아낸 확진자는 14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공항만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확진자를 걸러내야 하지만 제주의 방역정책만으로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입도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유야무야 됐고, 그렇다고 전 도민 백신 우선 접종 역시 말 뿐에 그쳤습니다.

극성수기인 광복절 연휴가 끝난 후에야 사회적 거리두리를 강화하는 정책 역시 도민에게만 피해를 감수하라는 꼴 밖에 되지 않아 논란입니다.

요즘처럼 확진자나 검사수요가 폭발적으로 넘쳐나고 있지만 인프라 확충도 제자리 수준이어서 불편으로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형 방역 정책은 오간데 없고 관광지라는 특성은 무시된 채 정부 정책에만 끌려가며 지금의 확산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명환 / 제주도의원>
"애초에 감염원이 들어와서 2차적으로 도내에서 확진되고 확산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선제적이라는 건 유입원을 막는 거여야 하는데… 이제라도 국토부의 반대가 있지만 공항과 항만에 대해서 국경 수준의 방역을…"

<허은진 기자>
"철저한 방역으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민생경제가 활기를 되찾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제주도정. 제주형 방역이라는 말이 걸맞도록 섬이라는 특수성과 제주의 실정을 고려해 제대로 된 제주형 방역수칙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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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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