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너무 불편한 '전기차 충전기'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0.10.2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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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제주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기차 보급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 렌터카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과연 제주는 전기차를 사용하기 좋은 곳일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현장을 둘러보겠습니다."

성산일출봉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입니다.

충전 중인 차량들 사이로 점검 안내문이 붙은 급속충전기가 눈에 띕니다.

곳곳이 누렇게 녹슬었고 살짝 건들이자 페인트가 벗겨져 버립니다.

문짝이 부서지면서 잠시 밧줄을 이용해 묶여뒀는데 주위로는 거미줄이 잔뜩 쳐져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충전도 하지 못하고 주변만 서성이다가 돌아섭니다.

제주 곳곳에 설치된 다른 전기차 충전기들은 어떨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공영 주차장.

한 쪽에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 있습니다.

전기 렌터카 한 대가 충전소로 들어서고 운전자가 충전기 화면 앞에 서서 한참을 씨름합니다.

<전기 렌터카 이용 관광객>
"에러가 나는데요? 자꾸."

이 곳에 설치된 5대의 급속 충전기 가운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건 단 한 대 뿐.

<김경임 기자>
"점검을 알리는 안내문은 없는데 기능 오류로 사용할 수 없다는 멘트가 (화면에) 뜹니다. 이 쪽에는 커넥터를 마구 뺄 수 있도록…. (커넥터 보호) 뚜껑도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여행 일정 중간에 급히 충전소를 찾은 운전자들은 불만을 토로합니다.

<전기렌터카 이용 관광객>
"고장난 게 또 많아요. 아침에도 천지연폭포 갔니까 (충전기가) 3 대가 있었는데 1 군데 (되더라고요.)"

근처 관광지에는 완속 충전기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완속 충전기로 자동차를 완전히 충전하려면 6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충전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 때문에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김경임 기자>
"급속이 아닌 완속 충전기의 경우 일반 신용카드가 아닌 이런 회원카드가 있어야만 요금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충전기가 고장난 채 방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주시 구좌읍사무소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

오래 전 고장난 뒤 수리되지 않으면서 최근 1년 동안 단 한번도 이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해당 읍사무소에 설치된 충전기만 무려 8대.

뚜렷한 기준이 없다보니 설치만 해 놓고 정작 관리는 뒷전인 겁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설치와 관리를 맡고 있는 업체가 충전기의 고장 사실 조차 모르고, 고장 신고를 해도 제때 수리 되지 않습니다.

<전기차 충전기 업체 콜센터>
"저희도 전화가 들어와야 고장 접수를 해 드릴 수가 있는데.(고치는 데는 얼마나 걸려요?) 보통은 최대 일 주일 정도 걸릴 수 있어요. 만약에 부품 발주해서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인 경우 조금 더 걸릴 수도 있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주에서 전기차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충전기 때문에 진을 빼기 일쑤입니다.

<이윤지 송도기 / 부산광역시>
"방금 여기 오기 전에 저 쪽에 들렀는데. 충전할 곳이 마땅치가 않아서. 그리고 빨리 이동을 해야 다른 곳들도 볼 수 있는 시간이라서 이런 거 같은 경우에는 불편한 것 같아요."

<양승환 / 서울특별시 동작구>
"물어볼 데가 없어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좀 더 (이용법) 안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제주 지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1만 7천여 대.

특히, 급속 충전기의 경우 한 대를 설치하는 데에 4천만 원이 듭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장소에는 충전기가 없거나 잦은 고장에 이용이 어렵기도 합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금까지 제주에 설치된 급속충전기는 1대 당 한 번 이상 고장나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에서 고장률이 가장 높습니다.

민간 업체가 설치한 충전기는 정확한 고장실태도 파악되지 않습니다.

설치 주체가 제각각이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제주도는 매년 2백여 대의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문용혁 / 제주도 전기차산업팀장>
"민원인들이 요청을 하면 저희들이 예산에 맞게끔 이제까지 설치를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디지털팀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이용량을 조사 현황을 뽑아내서. 수요자 중심의 적합한 장소를 선정을 해서 (설치할 예정입니다.)"

<김경임 기자>
"탄소 없는 섬을 외치며 전기차 보급에 공을 들였지만 충전기 등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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