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기획뉴스 '뿌리'] (3) 쉽지 않은 유전자 검사 '한계'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22.03.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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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74주년 ‘호적불일치 문제’ 기획뉴스 3번째 순서로 유전자 감식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보도해 드렸듯이 법원은 유전자 감식을 통한 친자 확인을 사실상 유일한 방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KCTV 취재팀이 도내 언론사 가운데 최초로 유전자 전문 분석기관을 직접 찾아 확인해 봤더니 유골 유전자 감식의 여러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유전자 감식 연구소.

매일 수십건의 유전자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4.3 유해 분석 의뢰가 잦아졌습니다.

<홍지윤 / 유전자연구소 연구원>
"최근에 유골검사가 들어오는 비중을 보면 예를들어서 10건이다 하면 개인건, 개인적으로 의뢰하시는 분이 9할 이상이었다고 하면 최근에는 4.3 사건이 거의 반정도는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파묘를 통해 수습한 유골에서 이물질을 제거한 후 유골을 부드럽게 만드는 연화 작업, 이어 가루화하는 분골 과정을 거쳐 유전자를 검출하고 이를 증폭해 분석하는데 걸리는 시간만 최소 한 달이 소요됩니다.

평균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100%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유해 상태에 따라 유전자 검출이 안 될 수도 있는데 특히 제주 4.3 유해의 경우 여러 불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분석이 더 어렵다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입니다.

제주처럼 습한 지역에서는 미생물들이 토양에 번식하기 쉬워 유해의 부패 정도가 더 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황춘홍 / 유전자 연구소 소장>
"그 오래된 세포에서 DNA를 추출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게 부식이 되고 부패가 되면 DNA 검출이 안되죠. 세포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없고 다 파괴되고 그러니까 어렵고..."

1년 전 아버지의 무덤을 열고 유해를 유전자 센터에 맡긴 양옥자 할머니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는 검사 결과에 호적 정정의 희망을 점차 잃어가고 있습니다.

<양옥자 / 73세>
"이렇게라도 내 아버지 모습을 보게 되는구나 하는 그런 마음도 있고 죄스러운 마음도 있고 진짜 DNA(유전자)만 나왔어도 아빠 딸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내가 기쁠 텐데 그것도 없고 몰라요. 답답하고..."

그나마 유골이라도 있으면 검사라도 해 볼 수 있지만 화장을 했다면 이 조차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화장한 유골은 유전자가 열에 의해 손상돼 검출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희생자의 행방불명으로 유해조차 찾을 수 없는 유족도 많습니다.

사실상 친자관계 회복의 유일한 방법인 유전자 감식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윱니다.

KCTV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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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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