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노쇼 사기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교도소 등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해
물품을 대리 구매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금전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며칠 전, 이사 업체로 걸려온 전화 한 통.
교도소 직원이라는 남성은
책상 등 사무실 집기를 옮기겠다며 견적을 의뢰했습니다.
<싱크 : 교도소 직원 사칭 사기범>
"제주 교도소에서 서귀포 시청으로 갔다가 거기서 또 싣고 다시 오셔야 돼요. 왕복이에요."
그런데, 내부 감사 등을 이유로
짐을 옮기는 날짜가 몇 차례 미뤄지더니
이번에는
책정된 예산이 부족하다며
감사 과정에서 필요한 무전기를
대신 싸게 구입해 달라는 요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장비 판매 업체까지 소개해 줬습니다.
<싱크 : 교도소 직원 사칭 사기범>
"얘네들 (요구한) 가격이 저희랑 거의 15만 원 차이 나네요. 어차피 저희가 95만 원에 승인이 난 거라 95만 원에 결제를 해야 되거든요.
그 남는 차액은 그거는 기름값 하시면 되는 것 같고."
이미 교도소에서 발급된 공문과 직원 명함을 확인했고,
어려운 경기에
차액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장비 업체로
1천 1백여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하지만 교도소에는
집기를 옮기는 일정도,
해당 직원도 없었고,
장비 판매 업체도 가짜였습니다.
<인터뷰 : 피해자>
"차액을 저한테 준다고 하니까 내가 마음이 혹했죠. 이제 7월 말 되면 윤달이 껴서, 윤달 때 이사를 잘 안 하거든요. 보고 아 이거 견적서가 왔구나 교도소네 하고.
직인 찍혀 있어서 됐구나 했는데 나중에 자세히 보니까 제주 지역 번호가 없는 거예요."
취재진과 만나는 순간에도,
피해 업체 측에 구매한 무전기를 보냈다며 전화가 걸려옵니다.
<싱크 : 무전기 판매 업체>
"(그거 어떻게 된 거예요?) 출발했습니다 사장님. 제가 문자 보내드릴게요. 발송 기사 번호. 군산에서 나갑니다. 나갔어요."
교도관 사칭 사기 범죄 신고가
경찰로 잇따라 접수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금액만 4억 원을 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서귀포에서는
소방서 직원을 사칭해
방화복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해
1천 만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하는 등
공무원을 비롯해 기자, 연예인,
종교인까지 사칭한
노쇼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수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지만,
특히 최근에는 사기범들이
차액을 주겠다며
물품 대리 구매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범행 일당의 연락처를
거래 업체라고 속여 알려주는 방식으로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실제 금전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행 과정에서
대포통장이나 대포폰을 사용해 사칭범 추적이 쉽지 않고
보이스피싱과 달리
중간에 사기라는 사실을 깨닫더라도
계좌 지급 정지 요청 등이 불가능한 만큼
사전에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터뷰 : 박진철 / 제주경찰청 수사2계장>
"보이스피싱 범죄와 법적 분류가 달라 계좌 지급정지 등의 금융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교도관 등 공무원이나 유명 연예인을 사칭한 대량 주문이나
예약의 경우 반드시 해당 기관 등에 확인하시고, 특히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점차 조직적이고
교묘해지고 있는 노쇼 사기 범죄.
과도한 주문이나
특정 업체로의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에 확인 전화를 하고,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신고해 달라고 경찰은 당부했습니다.
KCTV뉴스 김경임입니다.
(영상취재 : 현광훈, CG : 박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