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0(수)  |  김경임
<김경임 기자> "제주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깨끗한 자연 환경입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중산간 곳곳이 누군가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직접 현장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오전 시간, 서귀포시 1100도로 일대. 공공 근로자들이 집게를 든 채 쓰레기 수거 작업에 한창입니다. 도로변은 물론 수풀 속까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공공 근로자> "한 7 ~ 8봉지 나왔을 것 같네. (언제부터 하셨는데 그만큼 나왔어요?) 8시부터. (8시부터요? 지금 한 2시간 밖에 안 됐네요?) 아이, 한 트럭 나올 때도 있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공공 근로자> "뭐 도시락도 있고 별게 다 있어 없는 게 없어 뭐라고 딱 (정해서) 칭할 수가 없어요. 근거를 잡으려고 거기(쓰레기 더미)를 막 쑤시고 했는데도 근거 없이. 아주 전문가들이야 버리는 사람들이." 중산간 도로 일대를 직접 둘러봤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는 동안 곳곳에서 쓰레기 더미가 발견됩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누군가 몰래 버리고 간 겁니다. <김경임 기자> "차를 타고 오는 길가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각종 가전제품들이 버려져 있고 이 쪽으로 보시면 생활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습니다." 숲길을 따라 도착한 고근산 일대.(서호동) 풀밭에 쌓여 있는 마대 자루가 눈에 띕니다. 자루를 열자 스티로폼과 타일 등 각종 건축 자재가 부서져 나옵니다. 한 쪽에는 페인트통이 나뒹굴고 주위로는 불을 피웠던 흔적들이 눈에 띕니다. <김경임 기자> "지난달 이 곳에 버려져 있던 쓰레기에 담뱃불이 옮겨 붙으면서 실제 화재로 이어졌는데요. 주변 나무에는 아직도 불이 났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제주의 오름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포장된 도로를 벗어나 5분 정도 들어가자 공사 과정에서 떼어낸 듯한 문짝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유리창도 깨져 있어 위험해보입니다. 이 곳에서 버려진 문짝이 발견된 건 2주 전. 근처를 지나던 주민이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양영자 / 주민> "굉장히 언짢죠. 우리 동네 분들은 쓰레기를 하나라도 더 주우려고 하는데 이렇게 버리면. 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야산에." 인적이 드문 또다른 산 속.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무성히 자란 수풀 사이로 덩그러니 쓰레기가 버려져 있습니다. 가전 제품부터 매트리스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언제 버려진 건지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폐기물을 몰래 버릴 경우 발견하는 것 조차 어렵다는 겁니다. <홍용기 / 구좌읍 송당리장> "(쓰레기를) 숨겨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와서 어떤 수풀 속이라든가 이런 부근에 와서 쓰레기를 숨겨버려요 아예 숨겨버리면 이거는 다른 사람 눈에 안 띄면 수백 년 가는 겁니다 그냥. 나중에 몇 십 년 지나고 나면 어떻게 수거도 못할 정도로…." 산간 지역 뿐만이 아닙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무단 투기의 표적이 됩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한적한 도로 옆 임야에 각종 폐기물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소파부터 침대, 폐타이어까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불법 투기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은 무용지물입니다. 근처의 농로 진입로 양 옆에는 마대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수십 개의 마대 자루에는 건축 폐기물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현장을 확인하고 해당 읍에서는 무단 투기자를 찾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CCTV가 없고 폐기물의 양이 정확히 측정되지 않아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년 제주에서 처리되고 있는 방치 폐기물은 약 1천여 톤. 발견되지 않은 경우까지 합한다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부의 비양심으로 무단 투기된 폐기물과의 숨바꼭질이 매일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김경임 기자>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몰래 버린 폐기물에 제주 자연이 멍들어 가고 있습니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카메라포커스
KCTV News7
06:17
  • [카메라포커스] '장마 시작…안전은?'
  • <김수연 기자> "올해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매년 예고돼있는 물난리에도 각종 호우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과연 올해 안전점검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걸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비가 쏟아지면 급격히 증가하는 유량을 조절하는 제주시 한천수문입니다 수문을 지탱하는 석축 곳곳이 빠져있어 위태로워 보입니다 <김수연 기자> "보시는 것처럼 석축 아래쪽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텅 비어있습니다." 지난 2015년 태풍 차바 때 내렸던 폭우로 제방이 무너졌던 병문천 저류지. 부적절한 시공과 관리 소홀로 여러차례 논란이 인 이후, 정밀진단을 통해 복구작업을 완료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건 없습니다. 저류지 벽 곳곳이 무너져내린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폭우때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던 인근 주민들은 올해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 김영선 / 한천 인근 주민> "뭐가 밑에 새는지 둑 밑으로 그렇지 않아도 저희가 막 겁나더라고요. 이게 무너질까 봐…." 시내 곳곳의 공사현장들은 어떨까? 교량공사를 진행중인 제주시 봉개동. 높은 흙더미가 도로 바로 옆에 쌓여있습니다. 덮개나 펜스 같은 안전장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리 예고된 비소식에도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불감증은 그대롭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도로 전체를 덮치고도 남을 만큼 거대한 흙더미가 위태롭게 쌓여있습니다. 장마 소식에 부랴부랴 석축을 올리는 곳도 있습니다. 도로 구간구간 사업을 맡은 회사가 달라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 양성기 /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옆에 시설물이라든지 민가라든지 그런 게 있게 되면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같이 전체적으로 점검해볼 필요는 있는 것이죠." <김수연 기자> "1년 넘게 공사가 중단돼 있는 공사 현장입니다. 주변에서 민원도 여러차례 넣었지만, 이 상태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푹 꺼진 주변 인도,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구조물에 인근을 지나는 사람들은 늘 불안합니다. <인터뷰 : 선승보 / 인근 주민> "불안하죠. 이게 언제 날아올지도 모르고 날아와서 차 같은 거 덮치면 차가 파손되기도 하고…." 책임 소재가 현장 감리에게 있다는 이유로 대부분 강제가 아닌 권고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조치가 빨리 이뤄지지 않습니다. <김수연 기자> "장마철을 앞두고 행정에서 도로시설물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점검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점검이 제대로 이뤄진걸까요? 직접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반사경은 나무 속에 숨어있고 교통표지판은 넝쿨에 가려져있습니다 심지어 시설물이 넘어져 있기도 합니다. <싱크 : 이건 보이지도 않겠는데요.> 도로 곳곳의 가로등이 파손됐고 안개등도 잦은 고장으로 제 기능을 못합니다. <인터뷰 : 정미숙 / 도로교통공단 교수> "안개등과 같이 중요한 정보, 전방이 어떤 상황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이런 정보가 부족하다 보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또 다중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주의를 하고 미리 점검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장마철에 공사 일정이 잡히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집니다. 최근 평화로에서는 도로 옆 갓길을 늘리기 위한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공사를 위해 화단을 모두 파헤치고, 가드레일도 뜯어냈습니다. <브릿지 : 도로 바로 옆에 이렇게 커다란 구멍이 생겨 자칫 사고 위험성도 있어 보입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이후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공사 자재를 정리하기는 커녕 오히려 난장판이 됐습니다. 파헤쳐놓은 화단은 깊고 커다란 물웅덩이로 변해 운전자들을 위협합니다. 배수로 공사도 하필 장마철에 진행됩니다. <인터뷰 : 고경생 / 봉성리 주민> "거기서 터져서 이게 다 바다가 돼. 바다 돼서 쭉 여기 넘치면 이게 연못 되면 넘쳐가지고 저기 전부 넘어가거든." 2개년 계획의 사업이라고 하는데 매년 침수피해에 시달리는 지역 주민들은 그저 답답한 마음입니다. <인터뷰 : 장상우 / 봉성리 주민> "이 부락 주민으로서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 1차 사업 마무리하고 앞으로 계획 설계 나오는 대로 빨리 해주면 고마운 거고 우리 주민으로서는…." 침수피해에 따른 대피체계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김수연 기자> "대피소로 지정된 한림고등학교 입니다. 이곳에서부터 협재 마을까지 거리는 어느정도일까요 직접 차를 타고 측정해보겠습니다. 이곳까지 2.7km가 소요됐습니다. 대피소까지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대피소인 한림고등학교에서 침수피해 위험이 높은 마을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30분이 걸려 대피소로써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주연구원이 고위험지구 10군데를 선정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 대피시설 재지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 한림리 주민> "한림고등학교로 모이래? 옷 다 젖게…. 나 거기 졸업했지만 거기까지 걸어갈 수가 없어. 옛날엔 걸어갔지만…." <인터뷰 : 박창열 /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기존의 대피소가 대피 시간이 30분 이상이 걸린다든지 아니면 주변 여러 환경들에 의해서 대피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주민들이 위험 상황에서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대피소를 점검하고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신규로 대피소를 지정할 수 있도록…." 부실한 대비에 각종 위험이 지금도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올 여름철에는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현장점검 결과, 이 집중호우에 대비한 안전점검은 미비한 점이 많았습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만큼 보다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2019.06.26(수)  |  김수연
KCTV News7
05:09
  • [카메라포커스] 흉물로 전락한 '자전거 거치대'
  • <조승원 기자>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을 맞아 자전거 이용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도로 곳곳에는 이렇게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거치대가 마련돼 있는데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오히려 불편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했습니다." 제주시 옛 세무서 사거리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 자전거가 여러 대 세워져 있는데 대부분 타이어 바람이 빠지거나 망가진 상태입니다. 자전거 거치대라기 보다는 폐차장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사흘 동안 매일 살펴본 결과 같은 자전거들이 같은 장소에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 이영봉 / 제주시 이도동> "타이어 구멍난 것들 옆으로 쓰러지고 녹슬어 있어서 보기도 싫고, 타는 사람이 못 탈 정도로 되면 고물상에 줘 버리면 될텐데..." 자전거들이 방치되고 있는 곳은 이 곳만이 아닙니다. <조승원 기자> "바퀴가 빠지거나 심하게 녹슨 자전거가 이 곳에만 4대나 방치돼 있습니다. 그런제 저쪽을 보시면요, 불과 40미터도 안되는 곳에 못 쓰게된 자전거가 또 버려져 있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된 자전거 바구니에는 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안장이나 페달 같은 부품은 누군가 훔쳐간 듯 빠져 있습니다. <인터뷰 : 이경우 / 충남 금산> "도난 방지가 안 돼 있으면 아무리 싸도 몇 백만 원씩 하고 그러는데 불안하죠." 거치대에 방치된 자전거는 고물로 처분하거나 분해한 뒤 부품을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주인이 찾아가도록 14일 동안 안내문을 붙여놓는데, 절차에 맞게 처리되는지 의문입니다. <조승원 기자> "처분 대상으로 분류된 자전거에는 이렇게 공고문을 붙여 놓는데요, 여기 붙어있는 것은 작년 11월입니다. 무려 7개월이 지나도록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자전거 거치대 관리도 엉망입니다. 애월 하귀 해안도로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 <조승원 기자> "자전거 10대를 세울 수 있는 거치대가 있는데 수풀에 가려져서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 오세문 / 충남 금산> "조금 아쉽죠. 깨끗하게 해 놓으면 쉬면서 자전거를 세울 수 있을텐데 아쉬운 면이 있네요." 자전거 거치대에 설치해둔 공기 주입기도 유실됐습니다. 펌프가 있던 자리에는 쓰레기만 남아 있습니다. 단단한 거치대가 엿가락처럼 휜 채로 방치되거나 비가림막이 사라져서 기둥만 흉물처럼 남은 곳도 있습니다. <서귀포시 관계자> "지역도 넓고 대수도 많고 그래서 유지 관리가 힘든 면이 있습니다."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하면서 이용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큽니다. 자전거 좌우 너비는 68cm, 그런데 거치대 간격이 40cm가 채 안됩니다. 자전거끼리 나란히 세울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 : 자전거 이용자>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 몰라도 자전거를 여기 세우면 옆에 세우겠냐고. 손잡이에 걸려서 양쪽 다..." 자전거 바퀴 너비가 종류마다 다양하지만 거치대는 일괄적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때문에 자전거 부품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 이성기 / 대구광역시> "실제 거치를 하게 되면 부딪히고 디스크가 휠 우려도 있고 완전히 밀착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자전거 거치대는 읍면동별로 수요 조사를 거쳐 행정시에서 설치 또는 관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 훈 / 제주시 도시재생담당> "상·하반기 나눠서 전수조사를 실시해서 파손이나 신규 설치해야될 곳이 있으면 예산 투입해서 신설이나 폐기처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거치대에 대한 뚜렷한 설치 기준이 없다보니 지역적인 편차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종합청사 부근 도로는 길이가 900미터 정도인데 자전거 거치대가 8대, 반대쪽에는 6대나 설치돼 있습니다. 반면 연동 신시가지 부근에는 거치대가 드문드문 설치돼 있어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자전거를 가로수나 주차장 울타리에 묶어 놓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됩니다. <인터뷰 : 남진우 / 대구광역시> "적재적소에 필요한 시점에 있어야 하는데 필요 없는 게 있다고 느꼈죠." 제주도내에 설치된 자전거 거치대는 1천 100여 곳. 한 곳당 설치 비용을 평균 100만 원으로 봤을 때 10억 원 넘는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조승원 기자>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을 지향하며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교통수단으로서는 전기차와 함께 자전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런 기초 편의시설인 거치대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탄소 없는 섬은 헛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 2019.06.20(목)  |  조승원
KCTV News7
05:10
  • [카메라포커스] '휴지통 없는 제주' 득인가 실인가?
  • <이정훈 기자>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휴지통이 최근들어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도심 경관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마땅히 쓰레기를 버릴 곳을 찾을 수 없어 불편해졌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진단했습니다." 제주시내 한 대학가 주변입니다. 일찍 찾아온 더위 탓인지 음료를 든 대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더위는 식혔지만 먹고 난 쓰레기를 버릴 곳을 찾지 못해 난감합니다. <인터뷰 : 오진환 / 대학생> "원래 버스 정류장에 가끔 (휴지통이) 있었는데 요새는 안 보여서 그냥 버스 정류장 의자 위에 (쓰레기를) 올려놓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아요." 쾌적한 환경 조성과 쓰레기 종량제 배출 도입에 맞춰 거리의 휴지통이 철거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김정자 / 시민> "(휴지통) 없으면 지저분하잖아요. 저도 (쓰레기) 가져가기는 하는데 불편하지 않겠어요?" 버리지 못한 쓰레기는 되가져가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시민들은 많지 않습니다. 버스 정류장 주변에선 아무렇게나 버려진 과자봉지나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 "휴지통이 사라지면서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들도 아름다운 제 모습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 애머랄드 빛 해변으로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해수욕장입니다. 개성있는 카페들까지 들어서면서 제주관광의 필수 코스로 꼽힙니다. 하지만 이 곳 역시 쓰레기통으로 가야할 생활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부 방문객들이 쓰레기통이 없다는 이유로 곳곳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유롭게 앉아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데크 아래에는 남모르게 버려진 쓰레기들이 차지했습니다. 드넓은 백사장 역시 치워지지 않은채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해수욕장 주변 방파제에도 각종 생활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 클린하우스 수거함은 배출시간을 지키지 않은 각종 쓰레기들로 넘쳐납니다.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쓰레기들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역 주민> "그것들이 담 구멍사이에 놔두고 가요. 아까 봤죠? 버스타고 온 사람들 모두..." 수십년 넘게 거리에 설치됐던 휴지통은 최근 10년 사이 급격히 사라졌습니다. 지난 1995년 쓰레기종량제 시행과 2005년 클린하우스제도 도입으로 원인자 부담원칙 적용을 위해섭니다. 길거리 휴지통은 10년 전만 해도 600여 개에 달했지만 꾸준히 철거돼 2011년 266개와 올해는 백개까지 줄었습니다. <인터뷰 : 임용규 / 제주시 생활환경과> "시행하고 있는 요일별 배출제 정착을 위해서 쓰레기가 무단투기되는 휴지통은 철거하고 있고 분리 수거 등이 곤란해서 신규 설치는 억제하고 있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거리 쓰레기로 도심 미관과 위생 문제 우려도 높아지면서 쓰레기통 설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쓰레기종량제 시행 취지와 배치되는 데다 휴지통 확대 설치 효과가 검증되지 않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일방적인 쓰레기통 철거 같은 정책 추진보다는 탄력적인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행락객들이 몰리는 시기나 시민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쓰레기통 설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김봉희 / 제주한라대 사회학과 겸임교수> "우리가 제일 걱정하는 것이 무단 투기이잖아요. 주택가 등에는 쓰레기통을 줄이구요. 버스 정류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 담배꽁초가 길에 버려져 있는 부분들이 유동인구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는 조금 더 (휴지통을) 늘릴 필요가 있는거구요. " 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지만 무단 투기에 대해선 처벌 강화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최현 /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일단 시민 의식을 믿돼 지키지 않을 때는 엄벌에 처하는 방식이 있고 미리 (무단투기를) 감시하는 하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여러가지 폐쇄회로 등을 통해서 (관리가 가능합니다.) " 쾌적한 도심 환경을 조성하자며 거리의 휴지통을 없앤 지 10년이 지났지만 기대 효과보다 부작용을 더 우려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깨끗한 환경도시 제주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관련 제도를 서둘러 재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2019.06.12(수)  |  이정훈
KCTV News7
06:11
  • [카메라포커스] 차고지증명제 코앞…현장은?
  • <변미루 기자> “이런 주차장이 있어야 차를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차고지증명제’라고 합니다. 바로 다음 달부터 이 제도가 제주도 전역에서 확대 시행되는데요.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카메라포커스가 확인해보겠습니다.” 주택이 밀집한 마을에 주차장 조성공사가 한창입니다. 오랫동안 쓰지 않는 자투리땅을 활용해 주차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공사 관계자> "우리 무료주차장 있잖아요. 주변에 만들어놓은 거 똑같이 만드는데." 다음달부터 차고지증명제가 전면 시행됩니다. 앞으로 1600cc 이상 중 ·대형차와 전기차를 살 때는 주거지로부터 1km 이내에 차고지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차량 증가를 억제해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겁니다. 그렇다면 차고지증명제 시행을 앞둔 현장은 어떨까? 제주시 조천읍입니다. 골목마다 불법 주차된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주차면 수보다 등록된 차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변미루 기자> “이곳은 주택과 상가가 밀집한 지역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왕복 2차선 도로 양쪽으로 차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당장 차고지로 쓸 수 있는 공간은 얼마나 확보돼 있을까? 자기 차고지가 없는 주민들은 공영이나 민영주차장을 임대해야 하지만, 이 지역에서 반경 1km 이내에 임대할 수 있는 주차장은 아예 없습니다. 조천읍내 16개 공영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유료화되지 않아 임대가 불가능합니다. 주민이 발품을 팔아 땅을 매입하거나 빌려야만 차고지를 구할 수 있는 겁니다. <한명용 / 제주시 함덕리장> "나오는 땅도 없지만 행정에 팔려고도 잘 안하는 부분도 있고. (문제가 있을까요?) 당연히 문제가 있죠. 실질적으로 기반시설을 만들어놓고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면…." 차고지증명제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부영찬 / 지역 주민> "시내 같은데 차고지증명제 어디 할 데가 있어. 방 하나 뜯어서 할 거야? 서민이 살기 편하게 행정을 해줘야 하거든." 서귀포 지역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주차공간은 이미 포화 상태인데 임대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은 전체 185곳 가운데 4%인 7곳에 불과합니다. 어렵게 주차장을 찾아 이용한다고 해도 한해 1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가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강영철 / 서귀포시 서홍동> "부담스럽죠. 서민들은 10만원도 부담하는 것이…." 최대 1km까지 떨어진 거리에 누가 차를 세우겠냐는 의문도 제기됩니다. 결국 주차난 해소는 커녕 형식적으로 차고지로 등록만 하면서 임대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고봉성 / ○○부동산 대표> "대지, 공유지 보유하고 계신 분들은 주차장 사업을 해보려고 다 생각하고 있어요. 오히려 공유지나 외곽지의 지가가 올라갈거고." 2년부터 중형차를 대상으로 차고지증명제를 시행해온 제주시 동지역에선 이미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창수 / 제주시 용담동> "올 초에 (아버지) 차를 바꾸려는데 차고지가 증명돼야 하니까.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싶은데 직선거리 750m 거리에 세울 곳이 없어요." 실제로 차량 구매를 포기하거나 위장전입이라는 편법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동준 / ○○자동차 판촉팀장> "제주시에 사는 분들이 차고지가 없으면 서귀포나 외곽쪽에 지인들이나 친인척 통해서 주소지만 이전해서 등록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제주도는 제도 정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민원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차고지 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역별로 편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공급량이 예측 수요량보다 많아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성 / 제주도 교통항공국장> "우리가 차고지증명제 하면서 자기 차고지를 확보하면 사업비를 지원해주고, 공영주차장도 확충해서 유료화시키고, 당장 차고지가 없는 부분이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점차 정착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차고지증명제가 지나치게 행정편의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프라가 부족하다면 그에 따른 세부 대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행정의 기본적인 역할이라는 겁니다. <송규진 / (사)제주교통연구소 소장> "단지 이용자 부담 원칙으로 간다 이렇게 편의적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큰 실수를 한다고 보고요. 행정에서 그런 상황이 예측이 된다면 선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시민들에게 안내를 해줘야 하는 책임이 있는 거죠." 주차난 해소라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앞으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는 차고지증명제. <변미루 기자> “차를 사려면 주차장이 있어야 한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서민들의 부담과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차고지 증명제 전면 시행까지 앞으로 한 달,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보완이 필요합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2019.06.05(수)  |  변미루
KCTV News7
06:36
  • [카메라포커스] 사라지는 용천수…복원도 제멋대로
  • 제주의 용천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20년 전 1천 군데에 달했던 도내 용천수는 이제 절반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요. 행정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원과 정비 사업을 진행중인데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수도가 보급되기 전, 화북 중부락 사람들의 식수로 쓰였던 중부락물. 몇 년 전만해도 돌담 사이로 물이 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김수연 기자> 이 중부락물은 마을의 식수이자 생활용수로 쓰였던 용천수인데요 지금은 이렇게 콘크리트로 모두 가려져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이 마르고 주변에 이끼가 끼면서 관리가 어려워지자 매립해버린 겁니다. <화북동 주민> "물은 났는데 너무 적어서 그랬는지 메꿔서 차고지를 만들더라고…." <화북동 주민> "옛날 물로 그냥 위에만 시멘트 바르면 됐는데 그냥 다 뜯어서 해버리니까 물이 콸콸 솟던 것이 시집가버렸나 봐." 그나마 남아있는 용천수들도 계속된 정비공사로 옛 원형을 잃어버린지 오랩니다. "이곳 큰짓물 용천수는 지난 2017년에 대대적인 판석 정비 공사가 이뤄졌던 곳인데 공사를 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새로운 정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물놀이 공간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덮어뒀던 판석을 다시 뜯어내는 중입니다. 용천수 정비사업에 대한 기본계획이나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겁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반 토목공사 업체에 맡겨 단시간에 진행하다보니 용천수의 원형이나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사가 이뤄집니다. <오송일 / 한림읍 주민> "이거 공사하면서 똑바로 안 하니까…. 공사 저기 해놓은 거 봐. 저렇게 하니까 물이 나와?" <박원배 /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금 미비한 부분은 조례는 제정돼 있는데 문제는 특별법에 안 들어 있어서 이용자들이 요구할 때라도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 옛 포구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한림읍 한수리 포굽니다. 제주식 돌담의 용천수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 용천수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비슷한 모습으로 나란히 만들어진 용천수였는데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새로 정비하면서 옛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 고내리에 위치한 신이물도 마찬가지. 용천수 입구에 들어선 리조트에서 임의대로 시설물을 설치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모여 물놀이를 하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김휘원 / 애월읍 주민> "어릴 때 자리물회 냉장고 없을 때 여기 물 떠다 자리물회 해 먹었다니까. 시원하니까…. 지금은 못 먹지 오염되니까…." 이렇게 현대식 시설물이 설치된 용천수는 도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이 나는 자리를 시멘트로 모두 메꿔버리는가 하면, 사각 구조물로 용천수를 아예 가둬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전망대를 만들기 위해 용천수에 위에 철기둥을 박아둔 곳도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10년전 현대식 복원공사가 이뤄진 산이물은 고인 물이 그대로 방치돼 썩어가고 있습니다. <최경숙 김태림 / 관광객> "지저분하고 왜 있는지 모르겠네요." 냄새도 좀 나는 것 같아요. 하수구 냄새 같은 거 약간…." 건너편 생이물 용천수도 마찬가지. <김수연 기자> "또다른 용천수 복원 현장입니다. 바위 아래서 물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복원된 위치는 이곳입니다. 왜 이런 구조로 복원이 된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마을의 역사가 담긴 용천수가 아예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도 있습니다. 용천수가 나던 자리에 대규모 중국자본이 투입된 온천 개발사업이 진행중인데 토지 소유권이 사업자에게 다 넘어간 상태여서 공사를 제재할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옛 용천수는 공사장 한복판에 희미한 물줄기로 변해버렸고, 그 이름이 적힌 버스정류장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1천군데 용천수 가운데 남아 있는 곳은 이제 600여개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우리 주변의 용천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역사적 고증을 거치지 않은 복원 공사도 마음껏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도내 용천수를 정비하는데 들인 예산은 27억 원. 10년 사이 60군데 용천수를 정비했지만, 부적절한 시공으로 오히려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리주체와 기준이 없을뿐더러 용천수가 가진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전하려는 노력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고병련 /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역사가 있으면 설촌의 역사라면 지켜야 하잖아요. 그런데 지킬 생각은 안 하고 있는 거죠. 그게 지금 제주도가 갖고 있는 샘이라고 하는 용천의 현실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큰일 났다고 해서 고고학적으로 발굴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수연 기자>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점차 사라져가는 제주의 용천수. 그 가치와 역사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복원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제주 물의 미래는 없을지 모릅니다. 용천수가 지속가능한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보전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2019.05.30(목)  |  김수연
KCTV News7
05:31
  • [카메라포커스] '외래식물' 제주 생태계 위협
  • "울긋불긋 피어있는 다양한 꽃들. 아름답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주가 아닌 다른지역에서 유입된 외래식물들입니다. 이런 외래식물들이 제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했습니다."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아부오름. 계절이 여름으로 바뀌면서 각종 풀들이 싱그런 초록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록 들판 위로 동전 크기만한 노란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흔히 개민들레로 불리우는 서양금혼초입니다. <강부협 / 오름 지킴이> (개민들레가) 아부오름이나 제주 오름에 거의 다 분포돼 있어서 오름마다 많아요. 갯수로는 셀 수가 없죠. 개민들레는 유럽이 원산지인데, 1980년대 유입된 이후 빠르게 퍼져 이제는 제주 전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새별오름 정상 부근에도 이런 개민들레가 군데군데 발견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개체 수는 아니지만 왕성한 번식력으로 분포지를 점점 넓혀가고 있습니다." 개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려 오름 아래에서 정상 부근까지 100여 미터를 날아가 뿌리내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때문에 도심지에서도 개민들레를 발견하는 것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개민들레 같은 외래식물이 오름, 들판 등 외곽지뿐 아니라 시내 구석구석까지 확산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제주에 유입된 외래식물은 180여 종. 이 가운데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 식물로 14종을 지정했는데, 제주에는 8개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이런 외래식물이 빠르게 번식하며 제주 토종 식물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데 있습니다. 한림읍 정물오름 인근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식물, 남미가 원산지인 왕도깨비가지입니다. 이파리 앞 뒤로 돋아난 날카로운 가시 탓에 소나 말이 먹지 않아 천적도 없이 목초지를 잠식하고 있습니다. <현화자 /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 열매가 맺을 시기가 되면 가시가 손으로 잡을 수 없을 정도가 돼요. 그래서 동물들도 함부로 먹을 수가 없죠. 불그스름한 꽃잎이 좁쌀 크기로 나 있는 애기수영도 골칫거리입니다. 농경지에 번지게 되면 농작물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해충이나 바이러스를 퍼뜨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애기수영과 개민들레, 붉은토끼풀 등 다양한 외래식물이 한 데 자라면 토종 식물은 설 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화자 /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 풀들은 겨울이 되면 지상부가 없어지는데 다음해에 외래식물이 먼저 나와서 자리를 잡아버리면 (토종 식물은) 입지가 없어지는 거죠. 이런 외래식물들은 수십년 전부터 사료나 관상 같은 용도에 따라, 또는 의도치 않은 경로로 제주에 유입됐습니다. 그런데 유입 과정에서 외래식물의 자생력이나 확산 속도 등을 고려하지 않다 보니 지금에 와서야 문제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애조로변에 보랏빛을 띄고 있는 뱃지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유럽에서 녹비작물로 들여왔다가 사료 가치가 없어서 방치된 건데, 이제는 대규모로 확산된 상태입니다. <이효연 / 제주대 생명공학부 교수> 우리 고유 종인 칡도 뱃지의 증식량에는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뱃지가 우점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주변에는 찔레나 인동꽃 등 토종 식물도 자라고 있는데 뱃지 같은 외래식물들이 그 위를 넓고 깊게 뒤덮고 있습니다. "이게 뿌리가 너무 깊게 박혀 있어서 잘 뽑히지도 않습니다." 제주도가 자생단체 등에 맡겨 외래식물을 제거하고는 있지만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김용하 / (사)제주생태문화해설사협회 회장> 이 아래에는 기존의 잎이 살아 있어서 다시 올라와요. 그렇기 때문에 베어내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캐내야 해요. 외래식물이 이미 제주 땅에 뿌리내린 만큼 완전히 제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박수홍 /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사무소 팀장> 서양금혼초 같이 이미 확산돼 버리면 이 상태에서는 제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확산되기 전에 제거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요. 이에따라 외래식물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0년 당시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이 개민들레가 염증 질환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 특허까지 냈지만 활용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개민들레 특허 前 연구진> 개민들레로 화장품이나 식품을 만든 사례는 없어요.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없었어요. 그나마 외래식물의 유해성을 사전에 심사하는 절차가 도입을 앞두고 있어 추가 피해를 막을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현승철 /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사무소 소장> 야생에 퍼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방환경청에서 수입 심사 허가를 하도록 금년 말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활용할 방법도 없이 점점 번져가고 있는 외래식물. "제주 유일의 식물 생태계가 파괴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우리 도민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외래식물이 제주 자연을 잠식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 2019.05.23(목)  |  조승원
KCTV News7
06:12
  • [카메라포커스] "산업지형도 바꾸는 스타트업"
  • "인공지능과 3D프린팅,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로 불리며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데요. 제주에서도 이런 미래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제주 산업 지형도에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선 미래기술을 기반으로 제주산업의 키 플레이어로 거듭나려는 제주스타트업을 만나봤습니다." 매일 한림과 제주시 지역을 출,퇴근하는 김영씨는 최근 초소형 전기차를 구입했습니다. 보조금 지원으로 5백만원대로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유류비 걱정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영숙 / 초소형 전기차 구매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한달에 25만 정도 들어가요 중형차니까 하지만 얘를 타니까 한달에 만원 미만이라서 환산하면 (절감비용) 나오잖아요. " 더욱이 도심 주차난 심화로 파격적인 우대 정책 덕분에 제주는 초소형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겐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힙니다. 실제 국내 한 제조업체는 제주에 진출한 지 3년 동안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철우 / 00 초소형 전기차 제주센터 과장> " 유류비에 해당하는 전기료가 1만원 내외이기 때문에 세컨드카나 출퇴근용, 장보기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이정훈 기자> "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제주에 첫 전기자동차 공장 설립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 제주지역 한 스타트업체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주시 화북공업단지내에 전기자동차 제조공장 설립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종전 내연 기관과 달리 전기차 분야는 진입 장벽이 낮은데다 소량 주문에 맞춰 설비 확충이 가능해 제주에서 공장 설립 추진이 가능했습니다. <김준호 / 3D 프린팅 전기차 제조업체 대표> "이 분야 초소형 전기차 틈새시장에서 탑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 이동수단인 전동 킥보드 사용 설명이 한창입니다. 국내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도내 한 스타트업체가 마련한 홍보 행삽니다. 캠퍼스 내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양래경 / 제주대 미술학과 1학년> "미술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미술대학이 제일 꼭대기에 있어서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리는데 이것 타면 5분 밖에 안걸리니까 더 좋고..." 이 업체는 렌터 차량이 다니기 어려운 올레길이나 작은 마을길을 주 서비스 지역으로 택했습니다.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을 위한 전용 관광 지도를 만들어 관광지에 특화된 공유시장 플래폼 선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현승보 / 00 전동킥보드 공유업체 대표 ] "관광지이다 보니 맛집이나 예쁜 카페 등이 있는데 그것들을 EV로드 컨텐츠안에 넣어서 고객들이 편하게 다가가도록 제공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기 관리 부실로 인해 실패를 거듭하는 다른 공유업체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첨단 IT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배터리의 수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마을별로 배터리 수거와 교환이 용이한 거점 대리점을 운영중입니다. 여기에 위치 추적이 가능한 기술을 통해 킥보드 사용후 반납부터 분실 위험을 줄이고 있습니다. 창업 2년 만에 중국 전동 킥보드 제조업체가 투자 의향을 밝혀오고 국내 빅데이터 전문가와 연구 인력 10명 이상을 채용할 만큼 여느 스타트업보다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 "제주지역 1차 산업에도 이 같은 미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농업회사법인이 운영하는 사육장입니다. 식용 굼벵이인 흰점박꽃무지 애벌레를 활용해 숙취 해소제 제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김병주 / 00 농업법인 대표> "제주도 꽃벵이가 안타깝게도 내륙지역에 비해서 상품화나 브랜드화가 안돼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주의 이런 우수한 꽃벵이를 제주의 새로운 고부화가치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 브랜드화 해보자 (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을 접목해 과학적인 사육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육 단계별로 영양소 공급일을 정밀 조절하거나 곤충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선진 사육 방식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 "이 곳에선 종전 대량 유충 사육방식에서 벗어나 질병 예방을 위해 개별 사육 방식으로 유충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 이 스타트업은 종전의 곤충 사육 방식에 미래 기술로 불리는 빅데이터를 접목했습니다. 제주대학교 빅데이터 연구진과 공동으로 기상 정보를 활용해 애벌레 생육에 필요한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찾아내 활용중입니다. <이봉규 / 제주대 전산통계학과 교수> "특정한 대상이 최적으로 번식하거나 양질의 제품으로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온도와 습도 기타 환경 조건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거죠." 이미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미국 등과 수출 계약을 마무리하는 등 판로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적지 않은 규제에 발목이 잡히고 투자금 유치나 마케팅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지만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기업들간의 협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스타트업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제주산업 지형도를 조금씩 바꿔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2019.05.15(수)  |  이정훈
KCTV News7
06:14
  • [카메라포커스] 땜질식 파래 대책…오직 수거뿐
  • 주민 "치우고 있는 중인데 매일 올라오니까. 썩은 냄새. 바다가 썩은 거야." 주민 "구역질 나. 냄새가." 해녀 "(파래) 근처에 있는 거 다 죽지." 송영철 /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 "다른 생물이 안 살아요. 안 살죠. 오직 파래입니다." <변미루 기자> “제주해안이 온통 파래로 뒤덮였습니다. 벌써 20년째 이렇게 파래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요. 그동안 무수히 많은 대책들이 쏟아졌지만 정작 성과로 이어진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가 들여다보겠습니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파래는 한해 138ha에 1만 톤 수준. 지난 20년간 수거와 관련 사업에만 무려 100억 원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파래는 사라지기는 커녕 끊임없이 증식해 어느덧 물속까지 잠식했습니다. 투명해야 할 물속은 파래 범벅이 됐고 뿌연 수질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해변으로서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습니다. 이런 파래의 이상 증식은 수온 상승과 오염된 지하수의 유입, 그리고 양식장 배출수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송영철 /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 "이 방두만(신양항) 내의 오염물질하고 외해의 오염물질을 비교해본 결과 질소 성분이 10배 정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파래 발생을 억제하거나 자원화하려는 여러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제주시는 3년 전 파래의 먹이인 영양염류를 줄여 파래를 제거하겠다며 미생물을 바다에 뿌렸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해녀> "잡초고 엄청나게 없어져서 고생하고" "백화 현상이 더 일어났다니까. 돌이 하얘졌어." "미역도 나는데 미역도 하나도 안 나고." 심지어 미생물을 뿌린 이후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정체 모를 해조류가 뿌리내렸고, <이춘자 / 제주시 조천읍> "생전 봐보지도 않은 풀이... 미생물 뿌린 다음 풀이 엄청나게 났습니다. 캐와서 확인시켜줄게요." <이춘자 / 제주시 조천읍> "우리도 이유를 모르겠어. 왜 나는지 이유를. 이렇게 천초(우뭇가사리)가 잘 나던 바다인데 썩어버린 거야." 역효과만 낸 사업이라는게 이 지역 해녀들의 주장입니다. 행정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오순희 / 제주시 조천읍> "처음부터 어디 가서 시험해보고 온 게 아니고. 우리 바다로 시험해본거지." <고천순 / 제주시 조천읍> "어떻게 믿어지겠습니까? 행정에서 하는 일이." <강순여 / 제주시 조천읍> "행정에서 좋은 거라고 해도 우리는 절대 못 믿어." 확인 결과 제주시는 제대로 된 검증과정도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영철 /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 "바다에 미생물제 뿌렸다. 글쎄요. 저희들은. 한 번 연락주시라고 했는데 안 주더라고." 결국 제주시는 당시 구입량의 90%를 쓰지도 못한 채 예산만 낭비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 "효과도 별로 없을 뿐더러 어민들은 양식 생물 걱정되고 이러니까 안 하게 된거죠. 실효성이 없으니까." 수거한 파래를 건조해 퇴비로 자원화하려는 시도도 있어왔습니다. <변미루 기자> “수거된 파래가 이렇게 쌓여 있는데요. 행정에서는 이걸 농가에 보급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농가에서 쓰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염분과 인 성분이 많아 농작물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제주도의 파래 자원화 사업에 참여했던 농가를 만나봤습니다. <이재광 / 농민> "소금 먹은 건데 그걸 밭에 가서 뿌리면... 미미하면 모르겠는데 누적되면 염분 성분 있는 데는 농사가 안 돼요." 효과는 둘째 치고 더 황당한 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업이 중단됐다는 겁니다. <이재광 / 농민> "(담당 공무원이) 영국 연수를 가더라고요. 한참 하다가. 신규 직원이 왔는데 안 오더라고.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세종시로 발령나서 가버렸다고. 그게 끝이에요. 그러면서 계(부서)가 없어졌다고 그러네." 파래를 전복 사료로 가공하는 공장도 문을 닫은 지 오랩니다. <변미루 기자> “파래를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며 이렇게 가공공장을 만들었는데, 얼마 못 가 사업이 중단되면서 건물은 텅 빈 상태로 방치돼 있습니다.” 파래 추출물을 뽑아내 화장품의 원료로 쓰겠다던 계획도 시작과 동시에 물거품이 됐습니다. <제주테크노파크 관계자> "원료 재가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시작하다가 중단됐습니다." 취재 결과 지난 20년간 쏟아냈던 파래 대책들은 대부분 흐지부지 끝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대책이라곤 오직 수거 뿐입니다. 제대로 된 검증이나 준비 없이 예산만 쏟아붓고 아니면 말고식의 1회성 대책들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재광 / 농민> "결과물 나올 때까지는 담당자에게 알아서 하라고 해야 하는데. 1~2년 하다가 가버리고 후임자 오면 하겠어요?" <전유진 /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지속적으로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필요한 시점에만 연구가 이뤄져서 산업화 단계까지 가지 못한다는게 활용 가치를 놓치고 있지 않나." <변미루 기자> “그동안 파래 대책이 땜질식으로 이뤄지면서 결국 밑 빠진 독에 물만 들이 붓는 격이었습니다. 취재하면서 한결같이 들려온 건 바로 지속 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단 목소리였는데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이제 정책기관이 책임감 있는 답을 내놔야 할 땝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2019.05.09(목)  |  변미루
KCTV News7
06:25
  • [카메라포커스] 선박 미세먼지 어쩌나
  • <김수연 기자> "미세먼지의 주범인 선박 매연으로 인해 항만 주변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제주지역 선박 미세먼지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출항을 앞둔 배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화물 여객선 할 것 없이 배출하는 매연에 주변 공기가 금세 탁해집니다. 메케한 오염물질은 바람을 타고 인근 주택과 사라봉까지 날아갑니다. 지역주민들은 주변에 진동하는 매연냄새와 매일 싸움을 이어갑니다. <인근 공원 이용 주민> "아무래도 냄새가 나니까 불편해요. 그리고 이 주변에는 더 하고…." <전윤미 / 건입동 주민> "그런 건 있어요. 피해를 많이 봐요. 이 동네에서는…. 내년에는 이사도 가볼까 생각 중인데…." <박점례 / 건입동 주민> "항상 기침을 많이 하더라고…. 그리고 우리가 봐도 상을 하루만 안 닦아도 새까매…." 이같은 미세먼지로 주변 상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검은매연에 인근 상인들은 창문을 열어보지 못한지 오랩니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생계까지 위협합니다. <김덕모 / 제주항 인근 세탁소 운영> "저희들은 가게니까 (환기를) 하는데 예를 들어 방 같은 데는 꽉 닫잖아요. 공기청정기 하나 사서 아예 방 문 안 열어요. (여긴 그럼 평소에 아예 창문 안 열고 생활하시나요?) 못 열죠. 사실 힘들어요. 바닥을 닦으면…. 매일 마포걸레로 닦고 해도 봐요, 이렇게 돼요." <강경의 / 제주항 인근 상인> "(장사하는데 불편하시겠어요.) 그래서 문을 항상 닫잖아요. 우리만 (냄새) 맡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맡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면서도 불편을 많이 느끼죠. 이런 거를 우리는 어디다 하소연할 길이 없잖아요." 우리나라 미세먼지 배출량 1위는 공장 매연. 2위는 자동차 배출가스. 3위가 바로 선박입니다. 실제로 16만톤급 크루즈선이 시간당 소모하는 연료는 만 리터. 경유차 한대 연료 소모량의 천배나 됩니다. 특히, 연료를 태울때 나오는 황 성분은 그 자체로도 인체에 해롭고 2차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김길성 /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과장> "가스가 나중에 대기 중에서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로 변하거든요. 그게 만약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조금 위험할 수 있죠." 한해 평균 5천 900여 척의 선박이 오가는 제주항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커다란 선박 한척이 들어오고 화물차가 끊임없이 빠져나옵니다. 컨테이너를 옮기는 커다란 지게차도 쉴새없이 움직입니다. 대부분의 선박들은 정박 후에도 발전기를 돌려야 하니 매연이 계속 나옵니다. 근처를 한시간 가량 돌아다녔더니 눈이 따끔하고, 얼굴에 검은 먼지가 가득 묻어납니다. <김수연 기자> "선박에서 내뿜는 연기로 인해 주변에 메케한 공기가 가득한 상황인데요.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마스크 등 보호장구도 없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은 항만 주변의 오염된 공기에 대해 불쾌함을 느끼지만, 이에 대한 안전규정은 전혀 없다고 말합니다. <제주항 근로자> "심하죠. 마스크 끼는 사람도 있고 안 끼는 사람도 있어요. (규정 같은 건 없어요?) 네." <제주항 근로자> "그건 약간 있어요. 미세먼지 많이 나오죠. (많이 나올 때 어느 정도로 많이 나오나요?) 숨 못 쉴 정도로…." <김수연 기자> 그렇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는 선박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우리나라에도 철저한 대책 마련을 통해 미세먼지를 혁신적으로 줄인 곳이 있습니다." 대형 화물선이 한해 평균 180차례 오가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정박해 있는 선박이 공회전을 할 때 육상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체 연료 대신 육상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을 통해 대기오염 물질 발생량을 97% 줄였습니다. <김수만 /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 부장> "육지에서 오염 방지 시설을 거쳐서 생산된 전력으로 배에 전력을 공급해서 배에 있는 발전기를 끌 수 있게 된 거죠." 제주지역은 어떨까? 제주에도 이같은 육상전력공급장치가 일부 마련돼 있긴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선박은 관공선 뿐, 대형 선박은 한척도 없습니다. 선사 측은 전기 용량이 현실에 맞지 않게 설치돼 사용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선사 관계자> "스위치가 뚝 떨어진대요. 우리가 필요한 만큼 힘을 못 주는 거예요. 그때 우리 배가 큰 배가 아니었는데요 그럴 정도면 지금 거기 1만 7천 톤짜리 다니는데 더 큰 배는 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겠죠." 규제 역시 허술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국 연안으로 들어올때 반드시 황함유량이 0.1% 이하인 고품질 연료만 쓰도록 강제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규제가 없다보니 대부분의 선박이 3.5%의 저품질 연료를 씁니다. <변현철/제주도 해운항만과> "그런 부분은(육상 전력 공급장치) 선사하고 협의를 해야하는 입장인데 선사가 원해야 되고 어떤 규정이 지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내년 1월 항만지역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예정이지만, 아직 제주 지역에서 준비중인 대책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사이 제주의 대기 환경의 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선박 매연은 밤낮없이 이어지고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김수연 기자> "선박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은 이제 필숩니다. 청정 제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환경규제와 관련업계의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2019.05.01(수)  |  김수연
KCTV News7
05:04
  • [카메라포커스] 방치된 폐교 흉물로…관리 허점
  • <오프닝> "교과 수업이 한창이어야 할 시간에 유독 조용한 학교, 바로 폐교입니다. 이런 폐교가 도내에만 서른 곳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카메라포커스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한경면 신창리에 있는 낡은 건물.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나무가 건물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출입구는 모두 차단된 채 사람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1998년 폐교한 신창중학교입니다. 건물 면적만 2천 제곱미터에 달할 정도로 도내 폐교 가운데 가장 큽니다. 하지만 마을회에 대부한다는 예정만 있을 뿐 활용되지 않고 방치돼 있습니다. 2015년 7월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연수원을 건립하려던 방안도 3년 넘게 진전되지 않아 없던 일이 됐습니다. 활용 방안이 없는 폐교에는 폐기물만 나뒹굽니다. <브릿지> "폐교 한켠에 테이블과 의자 같이 학교와 어울리지 않는 물건부터 타이어 더미와 전선처럼 누군가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폐교는 교육청 차원에서 교육용이나 사회복지, 소득증대 시설로 빌려주고 있는데, 대부된 곳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까. 1995년 폐교한 고산초 산양분교장. 문화창작공간으로 대부됐다고 나와 있지만 현실은 딴 판입니다. 몇년 전까지 운영되던 카페가 문을 닫고 폐교는 그야말로 방치됐습니다. < 전 카페 운영자 > (갤러리카페 00 아닌가요?) 네 아닙니다. 어두컴컴한 내부에는 대부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집기가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출입이 자유로운 탓에 탈선 현장으로 의심되는 흔적도 발견됩니다. <브릿지> "폐교 교실에 술병과 캔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캔을 보니 2018년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최소한 지난해까지 이 곳에서 음주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주민에게는 교육공간으로써 고마움과 골칫거리가 돼 버린 답답함이 교차합니다. < 현정자 / 한경면 산양리 > 우리 아이들도 거기서 다 국민학교 마쳤는데 이제 방치해두니까 쓰레기통이 돼버렸지... 관리하는 사람 없이 방치되다 보니 폐교마다 비슷한 문제가 벌어집니다. 2001년 폐교된 뒤 축구교실과 캠핑장으로 이용되던 성산읍 신산중학교. 이제는 철거를 앞둔 처지가 됐습니다. 출입구가 잠겨있어도 빈틈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브릿지> "캠핑장이 문을 닫았지만 이처럼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어 폐교 관리의 허술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입이 통제되지 않으면서 술병이나 담배꽁초 같이 학교에 있어선 안 될 물건들이 이 곳에서도 발견됩니다. 대부된 폐교에 허가받지 않은 행위도 심심찮게 발견됩니다. 한 폐교에 법원이 발부한 고시문이 붙어 있습니다. 대부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무단으로 점용하다가 적발된 데 따른 것입니다. 학생들이 뛰어놀았을 운동장은 폐교가 되면서 불법 주차장으로 변질됐습니다. 농기계와 중장비부터 활어차까지 주차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학생 수 감소와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으로 폐교한 학교는 도내에 전체 28곳. 여기서 4곳을 빼고 나머지는 마을이나 개인에게 대부됐습니다. 이 가운데 무료로 빌려 쓰는 곳이 16곳, 절반인 8곳은 교육청에 대부료를 내고 있습니다. 무상으로 폐교를 빌린다고 해도 뚜렷한 목적과 의지가 없이는 활용도, 관리도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 김창규 / 한경면 산양리 > 농사일이 바쁜데 누가 손보냐 이거야. 지킬 사람도 관리할 사람도 없어서 방치해 둔 상태지... 그나마 대부료를 내는 폐교 상당수는 활용 목적에 맞게 운영되면서 폐교 대부에 따른 취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 백광익 / 제주국제예술센터 이사장(무릉중 폐교 활용) > 폐교로 방치해버리면 정말 폐교가 됩니다. 그런데 폐교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집약해서 운영한다면 새로운 학교가 되는 것 아닐까... 교육청은 분기별 점검을 통해 용도와 다르게 활용되는 폐교에 대해서는 대부 계약을 해지하고 마을회에 폐교 활용을 독려한다는 방침일 뿐 체계적인 관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클로징> "한때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키웠지만 이제는 흉물처럼 방치된 폐교. 앞으로 폐교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폐교의 활용 또는 처리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 2019.04.25(목)  |  조승원
KCTV News7
05:32
  • [카메라포커스] 아차하면 추락…위험한 항·포구
  • <카메라포커스> <인트로 영상 - 차량 추락 및 구조> 18초 <오프닝 : 변미루> “제주도내 항포구에서 차량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안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카메라포커스가 취재했습니다.” 최근 차량 추락사고가 발생한 표선면 세화포구입니다. 이 사고로 30대 운전자가 숨졌습니다. 운전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런 사고 위험은 전부터 제기돼 왔습니다. <스탠딩 : 변미루> “이곳은 사고가 발생한 지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차량 추락을 예방하기 위한 차막이 시설이 떨어져있고, 바로 옆에 차량을 통제하기 위한 볼라드도 빠져 있습니다.” 안전시설 곳곳이 파손돼 여기저기 나뒹굽니다. 주민들은 지난 태풍 때부터 시설이 파손돼 위험하다며 수차례 보수를 요청했지만 반년 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안재수 / 표선면 세화2리> “위험하다고 보수를... 이게 원래 안전난간 설치한 것도 태풍 때 사람이 쓸려가서 떨어져 죽은 적이 있어요. 이건 좀 사업이 작아서 ////////////수퍼체인지 그런지 몰라도 해달라고 요구는 했었는데 (안 됐어요).” 지난달 김녕항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주차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잠깐 세워놓은 활어차 한 대가 강풍에 50m 정도 밀려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인터뷰 : 사고 당사자> “그날따라 뒷바람이 엄청 부는 상황이어서 일을 하고 나왔는데 차가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현장에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차막이 시설도, 사고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 심경희 / 관광객> "이쪽에는 못 가죠. 무서워서. 보호대라고 하나요 그런게 설치돼 있으면 좀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다른 곳은 어떤지 둘러봤습니다. 안전펜스가 여기저기 파손된 채 방치돼 있고 임시로 쳐놓은 안전선도 떨어져 나갔습니다. 차량뿐 아니라 오가는 행인들의 추락 위험까지 우려됩니다. <인터뷰 : 상인> “태풍 때 (작년에?) 부서진 거. 위험하지. 그래서 고치려고 서두르는 거지. (그런데 아직 안 된 거구나.) 차 다닐 때도 위험하고.”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도 흔적만 남아있고 인명구조함 관리도 엉망입니다. <인터뷰 : 김정근 / 서귀포시 해양시설팀장> "훼손된 경우라든지 열어보시면 구명환 등이 시간이 지나면서 유실되거나 이런 부분이 발견돼서 정비를 일제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최근 서귀포시가 조사한 결과 42개 항·포구 가운데 88%에서 보수·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6년 3명이 사망한 함덕포구 추락사고 이후 제주도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안전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해양수산부의 설계 기준에 따르면 차막이 높이는 15cm. 추락 위험이 높은 모퉁이와 절벽 같은 곳에선 25~30cm 높이로 설치해야 하지만, 지켜지는 곳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미 3차례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던 함덕포구마저 규격에 미달한 차막이가 사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 김원준 / 활어차 운전자> “방호벽이 확실히 돼야 되는데 조금 이렇게 있으면 차가 넘어가버리니까. 그래서 사고가 날 수도 있고. (너무 낮아서요?) 네.” 때문에 차막이가 있어도 추락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빈번합니다. <인터뷰 : 송규진 / 제주교통연구소장> “이정도 높이밖에 안 되거든요. 그냥 뭐 엑셀 밟으면 넘어가겠죠. 그래서 추락 방지턱 기능이 거의 없지 않나.” 문제는 해수부의 설계 기준은 권고사항에 불과할 뿐 지키지 않더라도 강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싱크 : 해양수산부 관계자> "처벌 규정까지는 없습니다. 이게 설계 지침이라서." 결국 강제성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경계를 높이는 등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업활동 때문에 시설하기 어려운 구간이 있다면 일반 차량에 한해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인터뷰 : 송규진 / 제주교통연구소장> "선박 바로 옆에 있는 공간들은 조업 차량 이 외의 일반차량의 주차를 금지시키는 장치가 필요하고요. 소규모 항포구 같은 경우 ////////////수퍼체인지 추락 방지턱을 좀 높여서 차량들의 추락을 예방할 안전시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 번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지는 항·포구 추락사고. <클로징 : 변미루>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운전자 스스로의 주의가 기본이지만,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도 필수입니다. 지금처럼 느슨하기만 한 관리가 강화되지 않는다면, 이런 불행한 사고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 2019.04.18(목)  |  변미루
KCTV News7
05:15
  • [카메라포커스] '위기의 제주양식'
  • VCR [오프닝 이정훈기자] "전국 최고 수준이던 제주양식산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제주의 대표 양식어종인 넙치는 가격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현 주소와 대책을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했습니다." 활어차에서 꺼낸 넙치들이 곧장 차디찬 얼음물에 담겨집니다. 하나, 둘 상자로 옮겨져 빠른 손놀림으로 포장됩니다. .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급속 냉동 보관을 위한 작업입니다. 6개월 가까이 폭락한 제주넙치 가격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시장 격리를 통해 수급조절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정호 / 제주어류양식수협 유통사업팀장] "가격이 하락하면서 어가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 조합은 수급 (조절) 차원에서 3백여 톤을 수매해 가공처리하고 있습니다." 넙치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협이 수급조절에 나선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입니다. [브릿지 이정훈기자] "이처럼 수매한 넙치는 지금까지 125톤으로 수매된 넙치들은 군부대 납품이나 어묵 가공용으로 쓰이게 됩니다." 제주산 넙치 가격은 수매할 만큼 상황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pip------------------ 지난해 KG당 1만 3천원 선에서 거래됐던 넙치는 현재 9천원까지 떨어졌습니다. 10년 전 8천 500원을 기록한 이후 이렇게 가격이 하락한 건 처음입니다. --pip------------------ <인터뷰 : 김창윤 / 양식장 운영> " 인건비 오르지 사료비 오르지 방어 값은 떨어지지 앞으로 이렇게 1년만 더 가면 제 생각에는 부도날 양어장이 많다고 봅니다. " 문제는 이 같은 가격이 장기화되거나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넙치 소비가 줄고 연어와 일본산 방어 등 대체 어류 수입 증가로 소비자들의 입맛도 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주 넙치 수출도 지난 2017년 이후 주춤하며 제주 넙치 가격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넙치 중심의 양식산업에서 벗어나 어종을 다양화시켜 경쟁력을 높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 양식산업은 얼마나 준비해 왔을까? 서귀포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현구연씨. 7~8년 전부터 기르던 양식어종을 넙치에서 복어로 바꿨습니다. 넙치보다 기르는 기간이 길고 생산량도 소량으로 판로를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값싼 중국산 복어에 밀려 고전중이지만 양식 기술만 축적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 인터뷰 현구연 / 양식장 운영 ] "참복은 회에도 참복을 많이 쓰고 서울에도 예전보다 (소비가)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까지도 수요가 꾸준하다고 생각합니다. " 또다른 양식업자인 고현철씨도 일찌감치 넙치에서 어종 다양화로 눈을 돌렸습니다. 제주에서는 유일하게 붕장어를 기르고 있고 강도다리까지 기르는 어종을 확대했습니다. 넙치 가격이 하락한 요즘 다른 양식장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말못할 어려움도 컸습니다. 행정에서 양식 어종을 바꾸는 업체에 치어 구입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어종의 양식 기술을 배우기까지 기간이 짧지 않은데다 폐사할 경우 그 손실을 고수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인터뷰 고현철 / 양식장 운영 ] "폐사 부분이 70% 이상 발생한 것 같아요. 그게 다 저의 손실이잖아요. 그래도 제주도에서는 2천만원 정도만 보조해주고 없어요. 일회성이니까.." 양식 어종을 다양화하겠다는 수산당국의 의지도 약해 보입니다. 제주도가 올해 넙치 이외 다른 어종을 육성하겠다며 확보한 예산은 2억원 안팎, 이 마저도 양식장간 형평성을 이유로 분산 지원하면서 넙치 이외의 어종 다양화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탭니다. [인터뷰 원승환 / 제주도 양식산업팀장 ] "(지원금이) 안받았던 사람 위주로 지원해 주던 경향이 있었는데 아마 정책적으로 (기타어종) 부분을 감안해서 내년부터는 (지원하겠습니다.) " cg-in 현재 제주 육상양식장 359군데 가운데 복어나 도다리, 돌돔 등 넙치 이외에 기타 어종을 기르는 곳은 17군데로 전체의 5%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cg-out 결국 10년 만에 찾아온 넙치 가격 폭락은 소비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한 제주 양식산업에 켜진 경고등으로 서둘러 변화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제주양식 산업의 고사위기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 2019.04.10(수)  |  이정훈
위로가기
실시간 많이 본 뉴스
로고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뉴스 제보를 기다립니다.
064 · 741 · 7766
제보하기
뉴스제보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