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에서 낚시를 하던 어선에
수천마리의 잠자리떼가 나타났습니다.
더 따뜻한 서식지를 찾는 잠자리 무리가 이동하는 모습인데
제주 기온이 오르고
기후 변화로 인해
이 같은 아열대 곤충의 습격은 더 잦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어둠이 깔린 바다에서
집어등 주위로 수천 마리의 곤충들이 날아다닙니다.
낚시객들은 깜짝 놀랍니다.
<싱크:낚시객>
"6월 달에 와 이거 미쳤다 이거 어떡해.."
낚시객 머리와 등, 온몸에도 달라 붙었습니다.
여름철 나타나는 아열대성인 된장잠자리입니다.
7월부터 보이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출현 시기가 한달 가량 더 빨라졌습니다.
잠자리떼 습격은 3시간 동안 계속됐습니다.
<엄성진/낚시어선 선장>
"바람이 없고 해무가 낄 때, 잠자리 떼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보통
여름에 많이 나타나는데 7월부터 9월까지 나방들이랑 많이 오는데
6월에 이렇게 빨리 오는 건 처음이네요."
갈치 조업 어민들도
예년보다 빨라진 잠자리떼 때문에 골치입니다.
조업에도 지장을 주고
청소를 해도 다 치우지 못할 정도입니다.
<씽크:장용석/갈치어선 선장>
"등이고 어디고 온몸에 달라붙어서 엄청나게 조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잠자리 때문에 달라붙어서 막 물거든요.
등이고 어디고 시커멓습니다."
된장잠자리는 적도 부근이 주 서식지로
계절풍을 타고
제주에 온뒤 여름 번식철이 지나 돌아가는 계절성 곤충입니다.
모기나 파리 등을 잡아먹고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월 1차 상륙 후
예년보다 빨라진 장마전선과
고온다습한 바람을 타고
2차 대이동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온이 오르고
제주가 아열대화 되면서
개체수도 늘어나고,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김녕 해상에서
잠자리떼가 어선 전체를
뒤덮기도 했는데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제주 바다에서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씽크:민동원 / 제주대 미래전문농업경영인 사업단 더벅스 대표>
"우리나라는 지금이 장마철이기 때문에 기온이 많이 오르고 물웅덩이가 많이 생기면 번식할 수 있는 연못이 더 많아지고 모기 같은 먹이도 많아져요.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개체수가 폭증하게 되죠."
기후변화와 이상 고온은 바다 생태계 뿐 아니라
곤충들의 서식 환경도 빠르게 바꿔놓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용민 , 화면제공 : 낚시어선 '나폴리호' / 시청자)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