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정신을 계승해
평화와 인권의 기준을 세우겠다는
제주평화인권헌장이 공식 선포됐습니다.
하지만 오늘 선포식은
성적 지향 차별 금지 조항을 둘러싼
반대 단체의 거센 항의로
혼란과 야유,
그야말로 아수라장 속에 진행됐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4.3의 정신을 계승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담은 제주평화인권헌장이
반대 단체의
거센 항의 속에 공식 선포됐습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오늘의 헌장 선포가 제주를 더 자유롭고 안전하게 그리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 2년 동안 도민참여단 토론과
제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완성된 헌장은
모두 40개 조문으로 구성됐습니다.
4.3과 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도민 누구나 차별받지 않을 권리,
학대,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안전한 노동환경 등
도민의 삶 모든 영역에서 존중돼야 할 핵심 인권 기준이 담겼습니다.
특히 4.3의 진실을 알고 기억하며
왜곡에 대응할 권리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선포식 현장은
헌장의 취지와 동떨어진 분위기였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반대 단체의 고성과 항의가 이어지며
행사는 아수라장 속에 진행됐습니다.
이들은 헌장의 차별금지 조항 가운데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두고
동성애를 조장하고 역차별을 낳는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행사장 진입을 막는 과정에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격한 충돌도 발생했습니다.
<이향 도민연대대표>
“1년 반 동안 저희가 피켓 시위로 오영훈 지사에게 (반대 의사를) 강력히 외쳤습니다. 그럼에도 오영훈 도지사는 몇몇 인권 단체의 의견을 듣고 지금 강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헌장 선포 직후
4.3 영령을 기리는 헌화 자리에서도
항의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영훈 지사는
일부 반발이 있지만
인권의 가치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헌장을 제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어떤 이유로든 차별이 없는 세상이 돼야 한다는 4·3영령의 가르침을
세계 시민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제정 선언이 이뤄졌습니다.”
갈등으로 얼룩진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식.
앞으로 인권 기준을 둘러싼 논쟁은
어떻게 풀어갈지가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문수희 기자
suheemun4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