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3(목) | 문수희
지난달 주민과 행정 사이의 갈등으로
환경자원순환센터가 닷새간 봉쇄되며
도민들의 불편이 잇따랐는데요.
한달 만에 또 다시 주민들이
쓰레기 반입을 제지하면서
처리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표면상 분리배출 문제를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선별장 운영을 두고
의견차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지역 쓰레기 대부분을 처리하는
환경자원순환센터입니다.
센터 입구부터 인근 도로까지
쓰레기 수거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차량들을 멈춰 세운 건 마을 주민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센터로 반입된 쓰레기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겁니다.
<브릿지 : 문수희 기자>
“주민 감시단이 반입된 쓰레기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쓰레기 처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소각장 바닥에 수거해 온 쓰레기를 펼쳐 놓고
음식물 또는 유리가 섞였거나
종량제 봉투를 쓰지 않은 경우를 문제 삼았습니다.
하지만 사전 협의도 없이 이틀째 진행된 조사에
센터 측과 주민 사이 대립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싱크 : 마을 주민 - 센터>
“300개든 다 까볼게요. 이분들이 다 집계하고 쓰레기가 어떻게 들어오는가. (나머지 다 반입 시킬게요.) 반입을 뭐 시킵니까. (권한이 없습니다.)
우리가 전수조사 해보겠다는데 왜요?"
수거 차량 기사들과 환경미화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몇 시간씩 대기하며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싱크 : 수거차량 기사>
“힘들죠. 몇 배는 더 걸리는거 같아요. (계속 기다리셔야 해요?) 네. 저기서 하차하라고 할 때까지 대기하고 있어요"
<싱크 : 환경미화원>
“막는 바람에 쓰레기가 넘쳐나서 클린하우스 주변에 악취가 심하고 지금 덥잖아요."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
쓰리게 분리 배출 문제로 보이지만
실제 원인은 선별장 운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도와 마을 협약에 따라
이달부터 동복주민협동조합이
선별장 운영을 맡기로 돼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인력과 예산 확대 문제를 두고
마을과 행정의 의견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선별장 직원 81명 가운데 33명이 지역 주민이고
운영비로 연간 106억 원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싱크 : 센터 관계자>
“(동복마을협동)조합이 출범하는데 인원을 15명을 더 충원해주고 수익의 일부를 보전해달라"
오후 들어 주민들이
전수 조사를 철회하며
쓰레기 처리는 정상화됐습니다.
제주도는
일방적인 조사는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반입 조사 방식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 장정환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자원순환센터팀장>
“전수조사, 반입조사 관련은 협의체와 다시 의논해서 원칙적이고 합리적이고 규정에 맞게 조치하겠습니다.”
지난 6월 센터 봉쇄에 이어
또다시 쓰레기 처리를 막아선 주민들.
반복된 상황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도 점점 싸늘해지고 있습니다.
KCTV 뉴스 문수희입니다.
(영상취재 : 현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