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시작된 올레길이 일본 규슈 전역으로 뻗어나가며
이제는 바다를 건너 섬까지 품었습니다.
후쿠오카현 신구마치의 아이노시마가
새로운 올레 코스로 개장되며
규슈올레는 또 한 번의 확장을 이뤄냈습니다.
고양이 섬으로 알려진 아이노시마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트레킹 현장을 이정훈, 박병준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신구항을 떠난 배가
20분 남짓한 항해 끝에 모습을 드러내는 아이노시마는
푸른 숲과 고요한 해안선이 어우러진 작은 섬입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섬의 윤곽이 점점 또렷해지며,
여행자들의 기대감도 함께 부풀어 오릅니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반겨주는 것은 다름 아닌 고양이들.
아이노시마는 '고양이 섬'이라는 별칭답게
곳곳에서 자유롭게 거니는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올레꾼들은 걷다 멈춰 고양이에게 손을 내밀고
고양이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머리를 비비며 인사를 건넵니다
이번에 개장된 아이노시마 코스는 섬을 한 바퀴 도는 약 8km 거리로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석축 무덤군과
이노우라 해안 등 고대의 흔적을 따라 걷는 여정입니다.
4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고분군은
섬의 역사적 깊이를 더하며
걷는 이들에게 시간 여행을 선사합니다.
[인터뷰 안은주 / (사)제주올레 대표 ]
"점 찍고 여행하는 제주도 여행 패턴을 올레길이 선으로 여행해서 제주도 구석구석을 여행하게 한 것처럼 이 아이노시마 코스에 생기는 올레길도 사람들이 항구만 여행하던 패턴을 섬 구석구석을 걸어서 여행하게끔 바꾸는 아주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스를 완주한 올레꾼들은 입을 모아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한정수 박지윤 / 규슈올레 완주자 ]
"좀 평소에 밟기 힘든 아스팔트 길을 최대한 없애고 제주의 14 코스랑 굉장히 흡사하다고 느꼈고요. 그리고 돌이 있는 해안길을 걷게 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
규슈 올레는 지난 2012년 시작되어 현재 17개 코스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국내,외에서 약 3만8천 명이 방문했습니다.
이번 아이노시마 코스 개장은
규슈올레의 확장 속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과
테마를 품은 코스들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